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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를 줄이자 자유가 늘었다

by 파피용1 2025. 7. 2.

많은 이들이 말한다. 갖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고민 이라고. 하지만 나는 어느 순간 반대로 고민했다. 왜 이렇게 많은 걸 갖고 있는데도 마음은 자유롭지 않을까? 그 질문을 시작으로 나는 조금씩 내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결국 하나의 실험을 시작했다. 소유를 줄여보자. 물건, 일정, 인간관계, 감정까지 가능한 범위 안에서 덜어보기로 한 것이다. 놀랍게도 그 실험은 나를 더 작게 만들기는커녕, 더 넓고 자유롭게 만들어주었다.

이번 글에서는 소유를 줄이자 자유가 늘었다는 말을 삶의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풀어본다. 단순한 정리나 절제가 아니라, 진짜 자유에 가까워지는 변화의 여정이었다.

 

소유를 줄이자 자유가 늘었다
소유를 줄이자 자유가 늘었다

 

1.물건을 줄이자 공간의 자유가 생겼다

소유를 줄이기 전, 나는 꽉 찬 집에 살고 있었다. 옷장은 터질 듯했고, 책상 위는 늘 어수선했으며, 신발장은 계절마다 바꿔 꺼내기 바빴다. 겉으로 보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였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자주 피로감을 느꼈다. 집에 돌아오면 편안하기보다 할 일이 늘어난 기분. 정리해야 할 것, 관리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그래서 나는 물건을 줄이기로 했다. 처음엔 조금씩, 옷장부터 손대기 시작했다. 입지 않는 옷, 유행이 지나버린 신발, 언젠가 쓰겠지 하고 쟁여둔 잡동사니들. 버리기 아까웠지만, 그것들을 정리하고 나니 오히려 내가 가벼워졌다. 눈에 보이는 것이 줄어드니, 생각도 단순해졌고 마음도 여유로워졌다.

가장 큰 변화는 집이라는 공간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수납을 위한 공간, 물건을 밀어넣는 공간이었던 집이 이제는 머물기 좋은 공간, 나를 쉬게 해주는 장소가 되었다. 벽이 더 넓게 보이고, 햇살이 더 잘 들어오고, 바닥을 걷는 발걸음마저 가볍게 느껴졌다. 정리된 공간은 나에게 숨 쉴 틈을 주었다.

게다가, 물건을 줄인다는 건 단순히 수량을 줄이는 게 아니었다. 매번 이 물건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가를 묻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 삶의 우선순위를 점검하게 된다. 자주 입는 옷, 자주 쓰는 도구, 자주 앉는 의자. 그런 물건들만 남기고 나면, 그 물건들과의 관계도 깊어진다. 이전엔 물건을 소비했다면, 지금은 물건을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물건을 줄이자 공간이 달라졌고, 공간이 달라지자 나의 감정도 안정되었다. 물리적인 여백은 곧 마음의 여백이 되었고, 그 여백은 곧 자유였다. 아무것도 채우지 않아도 충분한 공간. 그 공간 안에서 나는 나답게 숨 쉴 수 있게 되었다.

 

2.일정과 소비를 줄이자 시간의 자유가 생겼다

예전의 나는 항상 바빴다. 주말마다 약속이 있었고, 일정표는 촘촘히 채워져 있었다. 일이 끝난 후에도 뭔가를 배워야 하고, 사람을 만나야 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늘 쇼핑을 했다. 집에 돌아오면 택배 상자가 쌓여 있었고, 매달 쓴 지출은 이유 없이 늘어나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 바쁨이 나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점점 소진시키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물건뿐 아니라, 일정과 소비도 줄여보기로 했다. 일단 약속을 줄였다. 정말 만나고 싶은 사람과의 약속만 남기고, 일정을 최소화했다. 처음엔 허전했지만, 그 빈 시간 속에서 나는 놀라운 여유를 발견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누군가와 억지로 만나지 않아도 되는 날들. 그 안에서 나는 내 감정을 정리할 수 있었고, 새로운 생각도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소비를 줄이는 것도 비슷했다. 불필요한 온라인 쇼핑을 멈추고, 필요할 때만 물건을 사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자 통장 잔고가 늘어난 것보다도, 지출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이 더 크다는 걸 깨달았다. 소비의 자유가 아니라, 비소비의 자유가 훨씬 더 강력했다.

이 변화는 곧 나의 시간 감각까지 바꾸어 놓았다. 바쁨으로부터 해방된 시간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물했다. 느릿하게 책을 읽고, 산책을 하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가끔은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는 순간들이 삶의 중심이 되었다. 이전에는 생산성과 효율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집중력과 충만감이 중요해졌다.

일정과 소비를 줄이자 시간은 더 길어졌고, 그 시간 속에서 나는 더 자유로워졌다. 바쁨이 나를 증명해주던 시대에서, 이제는 느림이 나를 지켜주는 시간이 되었다. 그건 단순히 시간이 많아졌다는 뜻이 아니다. 시간을 내가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였다. 바로 그 지점에서 진짜 자유가 시작되었다.

 

3.비교와 집착을 줄이자 마음의 자유가 생겼다

물건을 줄이고, 시간을 줄이는 일이 가능했다면,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마음’이었다. 나는 늘 남들과 비교했다. 친구의 집, 직장의 동료, SNS에서 보는 누군가의 삶. 그들의 모습은 언제나 내 것보다 더 화려하고 완벽해 보였고, 나는 끊임없이 조급해졌다. 나도 저만큼 가져야 해, 나도 저 정도는 되어야 해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소유를 줄이기 시작하면서, 나는 비로소 내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되었다. 누군가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기준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예전에는 집에 무엇이 있는지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려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 설명이 필요 없어졌다. 무엇을 갖고 있는지가 아닌,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화는 욕망의 크기가 줄어든 것이다. 원래의 나는 늘 뭔가를 원했다. 더 좋은 차, 더 넓은 집, 더 많은 인정. 그러나 소유를 줄이면서 알게 되었다. 그 욕망의 근원은 사실 불안이었다는 것을. 내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마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마음이 욕망을 부추겼던 것이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집착하지 않는다. 가진 것보다 누리는 것에 집중하고, 채우기보다 누락되는 것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예전엔 남들보다 뒤처질까 두려웠지만, 지금은 나만의 속도로 가는 것이 훨씬 더 안정된다는 걸 안다. 그건 외면의 여유가 아니라, 내면의 자유였다.

비교와 집착을 줄이면 마음은 생각보다 훨씬 평화로워진다. 쓸데없는 감정에 에너지를 쓰지 않게 되고, 스스로에게 더 친절해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친절은 곧 타인에게도 확장된다. 내가 나에게 너그러워질 때, 세상도 훨씬 더 부드럽게 느껴진다. 그렇게 마음이 유연해지면, 진짜 자유가 찾아온다.

덜 가지는 삶은 가난한 삶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본질적인 것들로 채워진 삶이다.나는 소유를 줄이며 물리적인 공간, 정신적인 시간, 감정적인 마음까지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지금도 나는 완벽한 미니멀리스트는 아니다. 하지만 덜 가짐으로써 더 넓어진 이 삶을, 매일 감사하게 누리고 있다.혹시 지금 답답한 마음이 든다면, 아주 작은 것부터 하나씩 줄여보자.그 순간부터, 자유는 생각보다 가까이 와 있을 것이다.